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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유치원에 다니는 6살 조카의 입에서 아주 상스런 욕이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귀여운 여자 아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누나한테 물어보니 요즘들어 오빠랑 싸울때 그런 말을 가끔 쓴다는 것이다.
무슨뜻인지 알고 그런 말을 하냐고 물으니 모른단다.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어디서 보거나 듣거나 했으니 익혔으리라
조카는 인터넷 하는 것을 좋아하여 우리집에만 오면 "삼촌 컴퓨터 시켜주세요"
하고 쥬니버 같은 어린이 사이트에 자주 들어간다.
혹시 인터넷 하면서 배운 것은 아닐까?
아니면 유치원 친구들 한테서 배웠을까?
"요즘 애들 무섭다."
이 명제는 요즘 유행하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도 들여다 보이는데...


난 요즘 서든어택이라는 FPS 게임을 즐겨한다.
이 게임은 피가 나오지 않는 15세 이용가 버전과
피가 나오는 18세 이상 성인이 할 수 있는 버전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는 온라인 게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채팅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요즘 이 게임을 하면서 참 좋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
어느 방에 들어가더라도 채팅창에 욕과 비속어가 80% 이상은 나온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악랄한 경우는 장애인을 비유하여 욕하는 것이다.
만약 장애인 유저가 본다면 아마도 매우 불쾌할 것이다.

욕을 하는 경우는 대게 세가지이다.
첫째 자기 마음대로 플레이 안되고 특정 플레이어에게 자꾸 kill 당할 때
둘째 자기팀인데 잘 못하는 사람이 있을 때
셋째 아이디 자체도 욕이고 그냥 의미 없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하는 욕하는 사람

위의 세가지 경우 거의 어김없이 욕지거리가 등장한다.
물론 온라인이라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나이가 어떻게 되는 지도 모른다.
그냥 상대방 면전이 아니라고  순간적으로 화가 난다고 바로 걸레를 입에 물고 있는지
키보드 치는 손가락이 썩었는지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 언사들이
총알 대신 화면에 발사된다.

이런 욕, 비속어 들은 게임 제작사에서 필터링 기능을 갖춰 이런 말을 쓰게 되면
물음표(?) 로 표시가 된다. 그러나 이런 기능은 별로 효용성이 없는 듯 하다.
욕 중간 중간에 구분자를 넣어 주면 서버는 이게 욕인지 뭔지 판단하지 못한다.

예) 개새끼 -> ??? (정상차단) , 개;새;끼 -> 개;새;끼 (차단되지 않음)

또 하나 차단 시스템에 걸리지 않는 방법은 안타깝게도 너무나 과학적인 한글에
원인이 있다. 엄청나게 다양한 방법으로 특정 단어를 변형시킬 수 있는 한글은
'개애세뀌' '게세끼' ......... 등등등  많은 파생단어를 만들 수가 있다.
물론 이런 말은 필터링 되지 않고 선량한 유저들을 괴롭힌다.


이러한 게임상에서의 욕 말고도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15 또는18세 이용가
게임인 이 게임을 상당한 수의 어린이 플레이어 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아얘 자신을 나타내는 아이디를 "XX초 누구누구" 이렇게 나타내는
이들도 있고 채팅창에 나타나는 말들을 보고 있자면 학교얘기를 하거나
공부/시험 얘기를 자주 하는 것을 보게되며 초등학생 클랜이 있다는 글들을
공공연히 보게된다.
한참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자라나야 할 어린이들이 이런 폭력과 욕으로
도배되는 게임을 하고 있다니!
아마도 게임사 측에서도 이런 사실을 감지했으며 알고 있으리라
역시 게임산업은 어린이들 없이는 발전하기 힘든 것인가?

그럼 이런 일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 어린이 플레이어나 18세 이하가 등급에 맞지 않는 게임을 하는 경우는
부모명의로 게임 사이트에 가입을 시켜주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동용 게임을 하기 위해 가입을 시켜주지만 그 사이트에는 아동용 게임만 서비스 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용 게임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로 이동하고 설치만 누르면 부모명의기 때문에 그냥 게임이 실행된다.
우리 조카(초3)도 카트라이더 하라고 누나가 N사이트에 가입을 시켜주었는데
조카는 카트는 안하고 워록이라는 15세이상 게임을 하다가 누나한테 걸려
혼났다고 한다. 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분명 타인의 명의를 도용하여 가입한 경우일 것이고
이것은 심각한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플레이어일 수록 다른 이의 명의를 도용했기 때문에 매너와 개념은 사라지고
거칠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문제점 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쳐주었으면 하는 것은

1. 지금 보다 더욱 더 성능 좋은 필터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2. 원치 않는 사람에게는 채팅창을 아얘 닫아 버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 했으면 한다. 100% 필터링 하지 못하면 아얘 닫을 수 있게 해 아얘 안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할 듯 하다.

3. 온라인 게임의 신고기능을 활성화하여 불량 유저 발생시 즉시 신고 및 게임중이라도 강퇴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
(실제로 몇 년전 즐겨했던 울펜스타인-에너미 테러토리의 경우 게임중 투표를 통해 불량유저를 강퇴하는 기능이 있었다.)

4. 일부 명의도용에 대해 대대적으로 단속해야 하며 가입자와 플레이어가 정말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게임시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글을 마치면서...

대다수 재미있고 매너있게 게임을 하려는 플레이어도 모르는 사람이 난데없이
욕을 하고 빈정거리거린다면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
그래서 똑같이 대응하게 되고 결국은 같은 사람이 되고 만다.
악순환의 재생산이랄까?
그리고 게임사는 자기들이 제공하는 성인용 게임에 미성년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보기엔 방조하고 있다.
가끔가다가 채팅창에 18세 이상 게임이라는 것을 말하는 메세지를 보내올 뿐이다.
역시 게임산업은 어린이들 없이는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일까?
게임사는 당장의 이득에만 눈독들이지 말고
어떻게 하면 깨끗한 게임문화를 만들어 나갈지 앞으로도 많은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

다음은 내가 30분 정도 게임을 하면서 캡쳐한 사진 들이다.
모두 10장을 캡쳐 했지만 대표적으로 2장만 올려본다.
게임화면이 얼마나 더러운 욕들로 가득차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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