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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다. 그래서 에어컨 사용량도 급증하고 그에 따라 전력사용량도 급증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시적으로 전기요금을 인하해 주었지만 미봉책에 불과했고 최고 11배에 달하는 누진제가 무서워서 서민들은 에어컨을 놓고도 선풍기나 부채에 의존해서 더위를 참아내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에 정부와 여당, 야당에서는 불합리한 누진제를 손보기 위해서 안을 만들고 있지만 이제 시원한 가을이 오니 다들 잊어버린 것일까? 다들 너무나 잠잠하다. 그런 가운데 더불어 민주당에서 누진제 개편안이 나왔다. 물론 결정되지 않은 안일 뿐이지만 얼마나 절약이 될 지 이를 우리집의 지난 10개월간의 전기요금에 적용해 보았다. 오를까? 내릴까?



누진제 개편안은 위와 같다. 기존의 6단계를 3단계로 축소하고 kWh 당 요금을 최고 170원이하로 낮추는 개선안이다. 얼핏 보기에 요금이 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자세히 따져보면 만약 월 151kWh 를 썼다면 현재의 누진제 하에서는 19,920원이 나오나 개선안으로 계산하면 23,630원이 나오게 된다. 기본요금이 910원에서 4000원으로 오르고 전력양 요금이 미세하게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201kWh 를 쓰게 된다면 요금은 내려가게 된다. (201kWh 사용 시 기존 39,367원, 개선 30,130원) 


뭐 아무튼 이렇게 오히려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는 더민당의 누진제 개편안이 정말 전기요금 인하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기 위해서 지난 10개월간의 우리집 전력 사용량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12개월 모두를 따져보고 싶었으나 핸드폰 전기요금 문자가 10개월치 밖에 없었다.)


먼저 위의 계산은 현재의 누진제 하의 전기요금 계산이다. 총 31만 6천원 정도의 요금이다. 


위는 개편안의 누진제로 계산한 전기요금이다. 총 25만 2천원 정도의 요금이 나오게 된다. 10개월 기준 그러므로 64,000원 정도가 우리집에서는 절약되는 셈이다. 특히 150kWh 이하로 전기를 사용할 경우 요금이 확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187kWh와 170kWh 를 사용한 4월과 5월은 오히려 전기요금이 비싸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른바 마의 구간(?)이 존재한다. 아무튼 전체적인 집계로는 꽤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있을 것 같은 결과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집의 경우에는 위의 누진제 개편안이 도움이 되겠지만 만약 매달 일정하게 151~200kWh 를 사용하는 가정이 있다면? 전기요금은 오히려 오르게되는 불합리함이 발생하게 된다. 전기요금 절감을 위한 개선안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기 누진제는 내 생각에는 비합리적인 제도 같다. 아예 폐지가 답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바꾸더라도 이런 이상한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달인 여름철에는 똑같이 전기를 사용하고도 검침일이 언제냐에 따라서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총 전기 사용량이 바뀔 수 있어서 누진제 적용구간의 변동이 생길 수 있다. 검침일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선선한 가을에 이젠 기억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이지만 이번 개선안을 보면서 그래도 고민하는 정치인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더욱 좋은 개선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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