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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 10년도 넘게 듣지 않던 카세트 테이프를 듣기 시작했다. 요즘 유행인 레트로 감성도 느끼고 옛날의 향수도 느끼고 괜찮은 취미 같다. 테이프나 LP에는 디지털에 줄 수 없는 그런 따뜻함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새로운 것을 알게되었다. 카세트 플레이어에는 헤드라는 카세트 테이프의 자기신호를 읽어들이는 장치가 있는데 이것이 오래 사용하게 되면 약한 자성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음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자성을 없애야 한다. 이럴 경우 탈자기가 사용된다. 카세트 전용으로 나온 제품도 드물긴 하지만 팔고 있고, 주로 기계식 시계용으로 나온 제품들이 많이 있었다. 기계식 시계도 자성이 발생하면 오차가 커진다고 한다. 혹시 만들수는 없을까? 탈자기에 대해서 공부하다보니 그 구조가 매우 간단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집에 돌아다니는 재료만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도해 보았다. 



기계용어 사전에 나오는 탈자기의 원리이다. 탈자를 원하는 대상물에 교번자계를 발생시키면 자성이 없어진다는 내용이다. 교번자계는 교류전류를 전자석에 흘려주면 얻을 수 있다. 가정용 220V 교류를 이용할 경우 N극과 S극이 1초에 60번 바뀌게 된다. (220v, 60Hz)  하지만 220V를 그대로 전자석에 흘려줄 경우 위험하고 너무 높은 자계가 발생되므로 다운트랜스(Down Transformer)를 이용한다.



집을 뒤져보니 AC 어댑터가 있다. 보통의 DC 어댑터 (직류전원장치)가 아닌 교류 220V를 교류 9V로 낮추어주는 어댑터이다. 즉, 교류 220V를 교류 9V로 전압만 낮추어주는 역할을 하는 어댑터이다. 



AC어댑터를 뜯어보면 아무런 전자회로 없이 다운트랜스 하나만 떡하니 있다. 1차 코일에 220V 2차 코일에 9V 교류가 출력되는 다운트랜스이다. 만약 가지고 있는 것이 AC-DC 직류전원장치 어댑터라면 정류부분의 회로를 들어내고 다운트랜스만 가지고도 만들 수 있겠다. 이런 트랜스가 없는 조그만 어댑터도 있을텐데 그런건 사용할 수 없다.



2차측의 전압을 측정하니 10V 정도 나온다. 탈자기를 만들기에 적당한 전압이라는 생각이 든다.



10cm 정도 되는 길다란 나사못에 코일을 감아서 전자석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나사못에 한 5m 정도되는 코일을 감아주었다. 코일은 예전에 버리는 모터에서 추출해 놓은 것이다. 코일은 반드시 절연된 코일을 이용해야 한다



코일을 어댑터와 연결하기 위해서 어댑터 암 커넥터를 연결해 줄 것이다. 즉, 평소에 사용하던 곳에 어댑터를 사용하다가 탈자기가 필요할때만 꼽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비주얼이 좀 그렇지만... 아무튼 탈자기 완성! 전자석 코일 위에 절연 테이프를 감아주고 어댑터 커넥터를 연결해 주었다



테스트로 자성을 띄고 있는 핀셋의 자성을 먼저 없애 보기로 했다. 핀셋에 클립이 붙는 모습이 보인다.



탈자기에 전원을 연결하고 핀셋 주위를 붙였다 뗬다 하면서 탈자를 해준다



1초에 극성이 60번 바뀌므로 매우 빠르게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지이잉 하는 진동음이 난다



탈자 후 잘 붙었던 클립이 자성이 사라진 핀셋에 전혀 붙지 않는다



신기하다. 대성공이다. 이제 워크맨용 고무벨트만 갈면 20년 묵은 소니 워크맨도 완벽하게 부활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기계식 시계의 경우에도 이 장치를 사용하면 충분히 자성을 제거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만들었지만 성능이 꽤 뛰어난 것 같다 ^^


※ 주의사항 : 혹시 따라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따라 하려면 높은 전압(220V)을 다루는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2차측 전압이 너무 높을 경우 사고발생이 우려되므로 전기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 12V 이상의 다운트랜스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코일의 경우 절연이 되지 않은 일반동선을 사용하면 절대 안된다. 반드시 절연된 코일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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