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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증상이 있거나 앞으로 있을(?) 분들을 위해 대상포진을 검진하고 치료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본다. 

 

지금으로부터 약 2주일 전 퇴근길에 왼쪽 뒤통수가 찌릿찌릿 아픈 증상이 시작되었다. 아무렇지도 않다가 찌릿찌릿 전기가 오듯 간헐적으로 머리에 통증이 오는 것이다. 첫날은 크게 아프지 않아 조금 지나면 낫겠지 하고 진통제만 복용하고 지냈다. 하지만 3일이 지나도 먹는 진통제의 양만 많아졌지 낫지 않았고 오히려 진통제 효과가 떨어지면 훨씬 큰 통증의 찌릿찌릿함이 계속되었다.

 

증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왼쪽 정수리 부근부터 목이 시작되는 부위까지 손으로 만지면 두피에 통증이 느껴지고 간헐적으로 왼쪽 머리의 표면부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 통증의 강도는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강한 통증이었다. 오른쪽 머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나의 경우는 왼쪽에만 통증이 왔다. 

 

전에도 이런적이 있었지만 며칠 과로하지 않고 쉬면 증상이 없어졌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연차를 내고 3일을 푹 쉬어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었다. 혹시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가? 덜컥 겁이 나서 통증이 시작된 지 4일째 신경외과 병원을 찾게 되었다. 의사에게 증상을 얘기하니 우선 CT를 찍어보자고 하여 CT를 찍으니 뇌에 별다른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후두신경통 같다고 하였다. 처음 듣는 병명이었다.

 

후두신경

 

우리의 머리에는 좌우로 후두신경이라는 신경이 지나가는데 이게 염증이나 근육의 눌림 등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을 후두 신경통 이라고 한다고 한다.

 

일주일치 약을 지어서 집에와서 복용을 했다. 하지만 약효가 있을 때만 아프지 않고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증상이 시작되었다. 뭐... 일주일치를 다 먹으면 낫겠지 하면서 복용을 계속했는데 복용 4일 차 아침에 일어나니 통증 부위를 중심으로 꽤 넓은 부위가 부어 있었다. 이제까지 붓기는 없었는데 이제 통증에 붓기까지 더해진 것이다. 아무래도 약효도 없는 것 같고 이상하여 좀 더 큰 병원을 가보기로 했다.

 

다른 병원 의사에게 이제까지의 증상을 설명하고 부은 부위를 보여주니 대상포진이 의심된다고 한다. 혹시  모르니 MRI를 한 번 찍어보자고 한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그냥 대상포진 약만 처방해 주세요 라고 말할까 싶었지만 이젠 나이도 있고 아직까지 한 번도 MRI 검사는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건강검진한다 생각하고 찍겠다고 했다. (혹시 나도 모르는 뇌질환을 일찍 발견할 수도 있고....) 

 

다음날 MRI 예약을 하고 3일치의 대상포진 약을 처방받아 집에 왔다. 대상포진 약은 하루에 두 번 아침저녁으로 먹으면 돼서 저녁 약을 먹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뒤통수를 만져보니 붓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딱 한 번 약을 먹었는데 이렇게 많이 호전되었으니 대상포진이 맞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는 대상포진으로 인한 후두신경통이라고 하면 될까? 아무튼 통증의 원인은 대상포진일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다음날 병원에 가서 MRI 검사를 했다. 내 생각은 MRI촬영이 CT처럼 휘리릭 금방 되는 줄 알았는데 무려 40분간 혈관 조영제 링거까지 꼽고 MRI 기계 속에 들어가서 촬영을 하는 것이었다. 정말 이렇게 오래 하는 줄 몰랐다. 아무튼 긴 MRI 검사를 마치고 의사에게 가니 MRI 촬영한 것을 보여주며 뇌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확인해 주었다. 약 먹고 증상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니 대상포진이 맞는 것 같다고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어제 처방해준 약을 10일 치 더 먹으라고 추가로 처방해 주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3일째 대상포진 약을 먹고 있는데 아직까지 약간의 통증과 붓기가 있지만 많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 앞으로도 10일치의 약을 더 먹어야 하는데 약사의 말로는 증상이 모두 없어져도 끝까지 다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항생제 같은 성분 때문에 그런 것인가? 아무튼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약을 끝까지 먹어야겠다. 최근 질병에 걸려 이렇게 고생한 적이 없는데 정말 대상포진이라는 병은 상당한 고통을 동반하는 병인것 같다. 

 

이 글이 후두신경통을 겪게 되는 초기, 신경통의 많은 가능성 중에  대상포진의 가능성도 의심할 수 있도록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대상포진은 초기에 치료하면 쉽게 약물로 치료가 되는 병이지만 방치하면 입원까지 해야 하는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추가내용 (2022.01.10) : 총 13일치의 대상포진약을 모두 먹고 현재는 뒷통수에 약간의 붓기와 딱지 그리고 가려움증 정도만 남은 상태이다. 이번을 계기로 대상포진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현재 국내에 처방되고 있는 백신은 조스타박스주(수입산), 스카이조스타주(국산) 두 가지가 있다. 하지만 2개의 백신 모두 예방율이 50~6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희망적인것은 신약인 GSK의 싱그릭스 백신이다. 우리나라에 올해 중 도입이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90%의 예방율을 보인다고 한다. 단점은 예방율이 높은 대신 다른 백신은 1회 접종인데 싱그릭스는 2회 접종이라고 한다. 아마도 다른 백신보다 비쌀것으로 예상이 된다. 대상포진 후 백신접종 권장기간은 발병 후 6~12개월이라고 하는데 그 때쯤이면 싱그릭스가 도입되었을것으로 생가되니 그때가서 접종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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