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잘 사용하던 스마트라 SHE-400B TV가 지난주부터 소리는 정상적으로 나오는데 화면이 밝게 나오지 않고 흐릿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LCD TV의 백라이트가 고장 난 증상이다. 2015년에 구입해서 7년 만에 고장이 났으니 저렴한 중소기업 TV 치고는 꽤 오래 잘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 백라이트만 교체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중소기업 TV가 그렇듯이 스마트라 라는 회사는 이미 없어진 상태이고 당연히 AS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직접 교체 DIY를 해보기로 했다. 직접 하지 않는다면 사설 수리업체에 의뢰를 해야 하는데 아마도 수리비나 새 걸로 구입하는 비용이나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므로 직접 DIY 하는 방식 말고는 메리트가 없다고 봐야 한다. 덕분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안되면 버리고 새걸 사자 하는 마음으로 수리를 해보기로 했다.
1. 백라이트의 구입
스마트라 SHE-400에 맞는 백라이트를 구입하기 위해 조사를 해 본 결과 모델명은 같지만 두 가지의 완전히 다른 백라이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생산시기에 따라 다른 부품을 쓰는 것 같다. 하지만 백라이트 구매 전 이 사실을 알지 못했고 국내 쇼핑몰에서는 12구짜리 LED 바만 취급하고 있어서 의심의 여지없이 12구짜리를 3만 원 정도에 구입하게 되었다.
위의 사진과 같이 TV를 뜯어보니 12구가 아니라 실제로는 10구 짜리 LED 바가 들어 있었다. 같은 모델명인데 두 가지 완전히 다른 형태의 LED 바가 들어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다.
아마도 내 생각(뇌피셜)에는 위의 사진과 같이 가운데 1개의 넙적한 받침대가 있는 구형의 경우 10구 짜리 LED 바가 들어 있는 것 같고 아래의 신형과 같이 네발 받침대가 있는 경우 12구짜리 LED 바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모델명이라도 변경을 하던가 이미 부품은 구입을 했는데 정말 짜증 나는 상황이다.
구형 10구 LED바 품번 : CXD400410000-X3 (SKYWORTH.LCD)
신형 12구 LED바 품번 : LED40D12-02/03
2. 작업
고맙게도 유튜브에 같은 모델을 분해해서 백라이트를 교체하는 영상이 있어서 분해하고 교체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큰 도움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4XebcQjBfQ&t=5s
다만 앞에서 말했다시피 일치하는 백라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추가작업이 필요하다. 다행히 12구나 10구나 LED의 전압은 3V 짜리로 같고 길이도 12구짜리가 약간 길지만 무리 없이 장착이 가능하다. 다만 2가지의 문제가 있는데 첫 째가 원래 장착되어 있는 LED 바와 새로 구입한 LED 바의 커넥터가 다르다는 것이고, 둘 째는 아래 사진과 같이 LED 바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 나오는 하얀 비닐 재질의 반사판의 구멍이 LED가 10 구라서 10개 뚫려 있는데 신형은 구멍이 12개여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커넥터가 맞지 않는 문제는 티비쪽 전선에 있는 기존의 커넥터를 잘라내고 직접 LED 바에 납땜을 하면 해결이 된다. LED 바의 커넥터 근처를 자세히 보면 직접 납땜을 할 수 있도록 + , - 표시가 되어 있고 단자가 노출되어 있다.
두 번째 문제는 기존의 구멍을 무시하고 위의 사진에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일렬로 잘라버려서 구멍과 상관없이 반사판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LED 바도 어차피 표면은 흰색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군데군데 반사판이 없는 부분은 잘라낸 반사판을 오려 붙여서 작업을 해 주었다.
3. 참고사항
교체 작업을 완료하고 역순으로 조립을 하니 TV가 잘 나온다. 하지만 왼쪽 구석 부분의 액정이 5CM 정도 깨진것을 발견했다. 그 부분의 고정나사가 잘 안 돌아가길래 무리해서 돌리다 보니 깨진 것 같다. ㅠㅠ 크게 깨진 것은 아니라서 보는데 큰 무리는 없어서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그만큼 액정의 파손은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유튜브 영상의 경우 LED바를 통째로 갈지 않고 LED칩을 구입하여 전체 40개 LED칩을 모두 교체하는 영상이다. 이런 경우 따로 LED 바의 구입은 필요하지 않고 맞는 LED칩만 있으면 수리가 가능하다. 물론 비용도 엄청나게 다운된다. 하지만 워낙 작고 민감한 부품을 다루는 일이라 초보가에게는 조금 무리가 아닌가 싶다. 이 TV에 사용되는 LED는 2835 사이즈, 전압 3V, 색온도 6000K 정도의 칩을 사용한다고 한다.
작업에 열중하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그래도 혹시 작업하는 분이 있을수도 있으므로 올려본다.
4. 소감
한번 해보니 다음에 또 작업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더 잘 할수 있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다만 항상 DIY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무엇이든 무리해서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무리해서 잘 안 박히는 나사를 돌렸고 그 결과 액정의 파손이 일어났다. 다음부터는 명심 또 명심해야겠다. 이로써 쓰레기가 될 뻔한 TV는 다시 새 생명을 얻었고 지구 상에 쓰레기 하나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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