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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을 뒤지다가 추억의 물건을 발견했다. 소싯적 애용하던 샤프 EL-5130H 공학용 계산기이다. 그동안 쓸 일이 거의 없어 한 10년 만에 꺼내보는 듯하다. ON 버튼을 누르니 놀랍게도 동작이 잘 된다. 설마 30년 동안 한 번도 배터리를 갈지 않았을 리는 없고 중간에 한 번 갈았던 것 같긴 한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배터리는 진짜 오래가는 것 같다. 샤프라는 일본 대기업이 90년대만 해도 각종 전자, 가전제품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찾아보니 거의 망하다시피 해서 중국 기업이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참 격세지감이다. 덕분에 샤프라는 브랜드는 이제 주위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약간 고급진? 수첩형태로 되어 있다. 

 

 

지금 나오는 공학용계산기와 비교할 수 없는 기능이겠지만 각종 기본적인 공학용 계산 이외에도 SOLVE 기능, 프로그램, 적분, 통계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오래된 기기에서 볼 수 있는 키보드가 잘 안 눌려지는 증상도 없이 모든 키가 잘 눌러진다.

 

 

3 라인의 액정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있다. 

 

 

MODE 버튼을 누르면 4가지 모드에서 계산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계산을 할 수 있는 REAL 모드, 2진수~16진수 계산을 위한 NBASE, 방정식 계산을 위한 SOLVER 모드 그리고 간단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PROG 모드가 있다.

 

 

기억을 되살려 프로그램 기능을 이용해서 직각삼각형 빗변의 길이를 구할 수 있도록 BITBYUN이라고 이름 붙이고 프로그램을 입력해 보았다. 말이 프로그래밍이지 INPUT, PRINT 정도만 있는 아주 간단한 베이식 프로그램 정도라 아무나 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높이 4, 밑변 3을 입력하니 빗변의 길이 5가 잘 계산되어서 출력된다. 계산기 답게 계산을 아주 잘한다 ^^

 

 

배터리는 지금도 흔하게 구할 수 있는 CR2025를 이용한다. 일제가 아니라 지금은 흔적도 남지 않은 SHARP KOREA에서 제조한 계산기이다. 생각해보니 옛날 티브이 프로그램의 경품 코너에서 "한국샤프에서 전자수첩을 드립니다"라는 멘트를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시대의 흐름과 냉혹한 경쟁에 이기지 못한 회사의 결말일까? 

 

혹시나 하여 모델명으로 구글링을 해보니 무려 120페이지에 달하는 한글 매뉴얼을 구할 수 있었다. 기본적인 사용법부터 응용 및 예제까지 거의 완벽한 매뉴얼이다. 요즘 기기들 중 이렇게 정성 들여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하는 기기가 얼마나 있을까? 계산기 자체가 디지털 기기지만 매뉴얼을 보니 옛날에 느끼던 아날로그의 느낌이 난다. 그래서 귀한 매뉴얼도 같이 업로드하여 블로그에 보관해 본다.

 

Sharp EL-5130 Calculator.pdf
2.9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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