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어느 날부터인가 넷플릭스 추천 목록에 뜨기 시작했지만 볼까 말까 망설이다 보게 된 드라마. 알고 보니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아니고 JTBC에서 얼마 전 방영했던 드라마라고 한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고 웹툰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좋았는지 이렇게 드라마까지 제작이 되었다. 원작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는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제목 자체로 보면 사회적으로 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드라마를 다 보고 난 결과를 보면 시기, 질투, 경쟁, 스트레스, 능력주의에 치이다 폐인 직전까지 갈 뻔한 사람이 주인공이다. 물론 마지막은 새로운 희망을 보여준 해피엔딩이지만 말이다. 

 

주인공 김낙수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생애 첫 취업한 회사인 통신회사 ACT를 25년이나 근속하며 단 한 번의 진급누락도 없이 부장까지 올라온 대단한 인물이다. 과거에는 탁월한 영업력으로 많은 계약을 따내서 인정을 받았지만 날이 갈수록 치고 올라오는 스마트한 후배들... 시대에 뒤떨어진 업무능력 고지식한 업무처리로 팀원이나 주변의 평가가 그다지 좋지는 않은 상황... 게다가 곧 있으면 진급시즌이다. 상무로 승진해서 임원의 자리에 오르느냐? 아니면 누락되어 부장으로 남느냐? 중대기로의 순간이다. 하지만 믿는 구석인 과거 자신의 사수였던 형 동생 사이로 지내는 백정태 상무는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과연 김낙수 부장은 상무이사가 되어 꿈에 꾸던 대기업 임원이 될 수 있을까? 

 

여기부터 스포일러...

 

결과적으로 상무진급에 실패한다. 역설적이게도 평생 한 번 칠까 말까 한 골프 홀인원이라는 대단한 행운을 기록하면서부터 회사에서 나락의 길을 걷게 된다. 진급은커녕 온갖 악재에 시달리며 급기야 잘리기 직전에 간다는 지방 공장으로 발령이 난다. 하지만 뱀 같은 인사팀장의 나쁜 심부름을 하여 다시 본사로 화려하게 복귀하는가 싶었는데 그는 결국 부탁을 거절하고 정의의 길을 택하게 된다. 물론 그 일로 회사에 희망퇴직 사표까지 내게 된다... 하지만 불운은 계속된다. 퇴직금으로 상가 분양사기를 당하게 되고 큰돈을 날리게 된다. 충격으로 갑자기 가슴이 터지고 숨을 쉴 수 없는 공황장애도 겪게 된다. 가족들과 부딪히며 가정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것 같은 위기에 이르지만 결국 가족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더불어 다시 고군분투한 김 부장은 커다란 인생의 깨달음을 얻게 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차장 일을 시작하며 새 인생을 시작한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명문대를 나오고 그 비싸다는 서울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게다가 잘 나가는 대기업의 부장이라는 위치는 한국사회에서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위치이다. 그런 것들을 가지지 못한 나를 포함한 범인(凡人)들은 어쩌면 이 드라마를 보면서 몰락해가는 김 부장의 모습에 오히려 시원한 감정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잘난 척하더니 쌤통이다... 뭐 그런 감정일까?) 하지만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오히려 김 부장의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극 초반부 김부장이 실수로 중국집 예약을 잘 못 하고 다른 중국집에 가서 왜 예약이 되지 않았냐고 가족들 앞에서 주인과 점원에게 무안을 주고 마구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온다. 영문을 모르는 중국집 사장은 자신들이 실수했다며 무조건 사과를 한다. 김 부장은 나중에 자신이 다른 중국집에 예약을 한 것을 알게 되고 아들은 김 부장한테 사과하라고 하지만 끝내 사과하지 않는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 김 부장의 모습에 큰 실망을 하고 밥도 먹지 않고 나가버린다. 나중에 김 부장이 세차장을 하게 되면서 자신이 중국집 사장의 입장이 되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한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도 익숙해져야 한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고 예전 회사생활의 악몽 같은 것들이 떠오르기도 해서 PTSD가 발동되기도 한 드라마였다. 특히 뱀같이 교활한 인사팀장의 디테일은 정말 대단했다. 나도 정말 그런 놈을 회사에서 그것도 인사팀장으로 만나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국의 모든 인사팀장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류승룡 배우의 연기는 뭐 명성처럼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났고 특히 오랜만에 출연작인 것 같은데 명세빈 배우의 연기도 뛰어났다. 내조 잘하고 현명한 아내 역할을 현실감 있게 잘한 것 같다. 뭔가 불안하기만 한 김 부장의 상황에 안정을 주는 역할을 정말 잘한 것 같다. 아마도 김 부장 곁에 저런 아내가 없었다면 결국 파멸적인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보다가 중간에 감상을 그만 둔 드라마도 꽤 많은데 오래간만에 끝까지 본 드라마였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뚜렷하진 않지만 희미하게나마 알려준 드라마였다. 전국의 모든 김부장 이부장 박부장.... 들 화이팅!

반응형

'영화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쩔 수가 없다 (2025)  (0) 2025.11.28
갱스 오브 뉴욕 (Gangs Of New York, 2003)  (1) 2025.11.19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2023)  (1) 2025.04.12
장화, 홍련 (2003)  (2) 2025.03.01
러브레터 (Love Letter, 1995)  (1) 2024.12.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