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과 영화로 그리고 사회운동가로 세계적으로 유명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쳤던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을 다룬 영화이다. 죽음을 직감한 그는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다이어리로 남긴다. 첫 장면, 그의 뉴욕 자택 앞마당에 인부들이 피아노를 옮겨 놓는다. 비를 맞고 바람을 맞고 햇볕을 받은 피아노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자신도 그가 아끼던 피아노와 같이 자연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을 직감한 것일까?
아주 오래전 비디오 테이프로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굴곡진 삶과 중국 근현대사 격동의 역사를 다룬 굉장한 영화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마지막 황제의 OST는 정말 지금 들어도 감동이 밀려오며 음악만 들어도 그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를 만큼 훌륭한 영화음악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마지막 황제의 영화음악을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마도 그때부터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그의 음악과 인생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를 보진 않았을 듯 하다. 그만큼 음악적으로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인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찾아보게 되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4기 암 진단을 받고 하루 하루 적게는 1줄, 2줄... 길어봤자 10줄 정도의 일기를 남긴다. 내용은 주로 그날의 기분, 느낌 또는 치료과정 등을 남긴다. 나을 수 있다고 이겨낼 수 있다고 파이팅을 외치기도 하고 차라리 안락사는 어떨까? 항암치료를 해야 할까? 수 없이 많은 고민들을 엿볼 수 있다.
제일 가슴 아팠던 장면은 그가 지도하던 어린이 오케스트라 콘서트 장면을 침대에 누워서 보던 류이치 사카모토가 아이들이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하고 감사를 표하는 장면에서 침대를 들썩이며 오열하는 모습이다. 이제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 그리고 아이들에게 잘해줘서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 같은 오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슬펐다.
누구나 언젠가는 마주하게 되지만 외면하고 싶은 죽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본 영화였다. 마지막 순간 의식이 없는데도 연주를 하는 듯한 손짓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거장의 마지막 모습으로 가장 훌륭한 엔딩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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